홍보팀 | 2024.02.09.
보통의 하루
평범한 하루가 어떻게 혁신을 만드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산업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성실함이 모든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고 있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공(機工) 산업은 회오리처럼 일었다가, 먼지처럼 사라지기 일쑤다. 그렇다면 1984년 2월 6일, 33제곱미터 크기의 공장에서 몇 대의 기기로 시작한 ‘대일기공’이 40년이라는 시간의 덩어리 속에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2024년 현재 무엇으로 산업의 역사를 새기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매우 작다는, 미세(微細)
1988년, 대일기공은 ‘시스템’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대일시스템’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System이라는 말은 우주 전체를 뜻하는 단어로, 라틴어의 systema, 즉 배열, 체계에서 유래했다. 1630년경에 ‘서로 관련된 원리’라는 의미가 더해졌으며, 동물의 몸을 조직된 전체로 이해하려는 소위, ‘유기체’라는 개념으로 확장하게 된다. 산업계의 기기와 유기체는 언뜻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다루고자 하는 ‘무엇’에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면, 그 미품을 다루기 위한 플랫폼이 얼마만큼 정교하게 진동을 제어하느냐에 따라 제품 연구나 개발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미세한 제품과 정밀한 플랫폼이 유기체처럼 작동되어야 온전한 실험과 연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일시스템은 시스템 개념을 발전시키며 앞으로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지, 그 역량을 어느 곳에 집중해야 하는지 고심하게 된다. 답은 ‘제진대’인 것이다. 산업계에서 진동을 제어하는 일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프로젝트이다. 대일시스템이 시스템의 초정밀화에 집중하며 세계 정상급의 제진대 및 일절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게 된 계기에는 김광산 대표이사의 ‘보통의 하루를 롱숏으로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안목은 ‘하루하루의 누적이 어떻게 하면 큰 변화를 끌어내는가’라는 통찰을 의미한다.
미세진동 제어 시스템
주지하다시피, 대일시스템의 주력 제품은 제진대다. 제진대는 내⋅외부 구조물에 영향을 주는 진동을 제어하여 안정상태에서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와 물질을 외란 없이 고해상도로 이미징 할 수 있게 하는 장비 및 플랫폼을 뜻한다.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작은 단위의 측정, 그리고 신속한 정착시간이 있어야하는 초정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작업 시에 사용된다. 1980년대 초부터 산업 내 측정 장비의 기술력이 곧 산업 기술력의 발판으로 드러나면서, 초정밀 제진대를 한국의 기술력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제품을 유기체와 같은 정밀한 시스템 내에서 측정 또는 가공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 산업 전체 시스템의 성장 가능성을 견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2024년 현재, 대일시스템이 여러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제진대, 광학 테이블 그리고 플레이트 등 ‘제진’에 관한 전반의 제품을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한 기업의 능력 평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산업 전반의 제진 공학을 성장시킨 인류의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진동의 고고학 - 대일시스템 창립 40주년 기념식
‘고고학’을 유적이나 유물과 같은 잔존 물질 자료를 통해 인류의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면, ‘진동의 고고학’은 우주의 탄생과 함께 언제나 존재했던 진동이 문명과 산업을 만나 어떠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라 할 수 있겠다. 대일시스템 창립 40년이라는 기간은 산업계의 관점으로는 긴 기간이며, 인류와 진동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찰나이다. 찰나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는 앞으로 대일시스템이 펼칠 제진 공학의 영역이 인류 산업의 역사에 어떠한 긍정적 변화를 줄 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대일시스템 창립 40주년 기념식(2024년 2월 6일, 판교 더블트리호텔)에서 김광산 대표이사는 “경사스러운 감사를 표합니다. 대일시스템 40주년을 맞이하여 함께해 주신 내외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입을 뗐다. 이는 클리셰일지 몰라도, 김 대표의 혈관에 흐르는 감성만큼은 감격과 진심이 가득 차 있다. 1977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한 김 대표는 중동에서의 경험과 동아시아에서 일고 있었던 건설산업을 눈여겨보며 사업적 안목을 체득하고 있었다. 30대 초반, 김 대표의 ‘무모한 도전’이 다양한 격랑을 맞지만, 뜻을 함께한 동료와 가족의 무한한 지지로 그는 믿음과 용기를 배울 수 있었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됐다. 그가 임직원에게 고객을 향한 ‘신뢰’를 늘 강조하는 이유도 자신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객석에는 대략 200명의 귀빈이 자리했다. 일본의 제진대 업체인 쇼와 사이언스의 사장과 고문이 참석했고, 수많은 관계 협력업체의 대표 및 임직원이 함께했다. 테이블별 이야기가 꽃을 피웠고, 대일시스템의 나아갈 방향, 참석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인이 산업계 이슈에 대해 영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대일시스템이 회사명처럼 명실상부, 한국의 제진대 및 광학테이블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이번 기념식은 의례적 자리가 아닌, 기업의 존재 의의를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상 이상의 진동
세상에는 다양한 진동이 존재한다. 이 진동은 물리적 진동일 수도, 정신적 진동일 수도 있다. 진동은 기계와 기계를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그리고 현재는 사람과 기계의 조화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나노 스케일 이미징을 실현하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라는 김성국 이사의 포부도 김 대표로부터 받은 진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앞으로 대일시스템이 보여 줄 상상 이상의 진동이 무엇인지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